..폭염..냉방.. 여름감기..급성사구체신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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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연수구보건소
- 작성일
- 2004년 8월 16일
- 조회수
- 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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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어린이 여름감기가 급성 사구체신염으로 발전되는 사례가 늘고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주부 박미경(33)씨는 딸 슬기(5)가 얼마 전부터 기침과 열, 목 통증을 호소하자 동네 소아과를 찾았다. 진찰 결과는 인후염. 치료를 받고 나아지는 듯했으나 증상이 처음 나타난 지 10여일 후부터 검붉은 색의 소변이 나오고 눈 주위가 붓기 시작했다.
소아과 의사의 조언에 따라 큰 병원으로 옮겨 입원한 이후에도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고 부기가 지속되면서 소변에서는 단백뇨가 검출됐다. 신장조직 검사 결과 나온 진단명은 ‘연구균(연쇄상 구균) 감염 후의 급성사구체신염’. 슬기는 이후 6개월 가까이 식이조절, 수액·항생제 치료 등을 꾸준히 받은 후에야 전문의로부터 안심해도 좋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즈음 열대야를 피하기 위해 에어컨을 틀거나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수면에 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찬바람을 오래 쐬거나 몸을 차게 하고 자면 목감기나 코감기 등에 걸리기 쉽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은 특히 목감기 등의 후유증으로 인해 신장에 문제가 생기는 ‘급성사구체신염’에 걸리는 수도 있다. 신장 기능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하기가 어려운 만큼 목감기 등에 걸린 어린이들은 소변을 볼 때 이상이 없는지 부모들이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얼굴 붓고, 두통·구토 등 있으면 의심해 봐야=급성사구체신염은 대개 목감기를 앓고 난 1∼2주 후, 혹은 피부 감염이 있은 뒤 3주 정도 후에 발병한다. 증세는 심한 혈뇨로 인해 소변이 검붉은 콜라색으로 바뀌는 수가 많고 소변량도 줄어든다.
대부분 눈 주위가 주로 붓지만, 심하면 복수 등 전신 부종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첫 1∼2주 이내의 급성기에는 갑작스런 고혈압으로 두통, 구토, 경련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어린이는 맨눈으로는 안 보이는 혈뇨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이와 반대로 증상이 갑자기 심해져서 고혈압이나 급성 신부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대한소아과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보통 연구균으로 인한 목감기(연구균 인후염)의 약 5∼10%, 연구균 피부 감염의 약 25%에서 급성사구체신염이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급성사구체신염은 환자 수가 아주 많지는 않으나 몇년 사이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소아과학회가 지난 10년간 삼성의료원 등 전국 10개 종합병원의 급성사구체신염 환자를 조사한 결과, 94년 15명이었던 환자 수가 2000년 81명, 2003년에는 98명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에는 7월 현재까지 5개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 수가 40여명에 이른다.
▲목감기 후유증이나 피부 감염 합병증으로 사구체신염 생길 수도=어린이가 열이 나면서 마른기침을 하고 목이 아프다고 호소하면 약국에서 해열제와 종합 감기약 등을 사서 먹이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단 열이 가라앉고 증상이 나아지는 것 같기 때문에 대부분 병원에 가지 않는다. 그런데 1∼2주가 지나면서 눈 주위를 비롯한 얼굴 전체가 붓고 머리가 아프다는 어린이의 말에 놀라 소아과를 찾는 경우 급성사구체신염, 특히 연구균 감염 후의 사구체신염이란 진단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연구균 감염 후의 급성사구체신염은 소아에게 일어나는 급성사구체신염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 질환은 연구균에 의한 인후염(목감기)뿐 아니라 여름철 어린이들에게 특히 흔한 땀띠에 의해서도 앓을 수 있다.
◇사구체신염에 걸린 환자의 신장 사진. 기저막 바깥 쪽으로 보이는 혹처럼 생긴 면역복합체의 침착(화살표 방향)이 특징이다.
즉, 어린이가 문제가 생긴 피부를 긁거나 해서 생긴 피부 감염 합병증으로 발병하기도 한다. 특히 피부 가려움을 잘 참지 못하는 어린이에게서 이런 현상을 많이 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우선 어린이에게 땀띠 같은 피부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같이 피부가 겹치는 부위를 청결하게 하고, 복장도 통풍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감염 예방을 위해 손과 발을 항상 깨끗하게 하고 손톱을 짧게 깎아주는 것이 좋다.
▲95% 이상은 완전 회복 가능=급성사구체신염은 정상적인 치료를 받을 경우 육안으로 알 수 있는 혈뇨, 부종, 고혈압, 신장기능 감소 같은 증상이 대부분 2주 이내에 사라지고, 장기적으로 95% 이상의 환자가 후유증 없이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첫 1∼2주 간의 급성기에는 급성 신부전, 심부전, 고혈압, 경련, 요독증 등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입원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급성 신부전 증상, 즉 소변이 12시간 이상 거의 나오지 않으면서 고혈압 증상이 나타나면 콩팥이 큰 손상을 입기 때문에 빨리 병원으로 옮겨 원인 검사와 함께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한소아과학회 임인석 교수는 “어린이가 흔한 목감기나 피부병을 앓는 경우에도 부모들은 그냥 넘기지 말고 어린이의 소변이나 아픈 증상을 잘 살펴야 하고 가능하면 소아과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안전하다”고 설명했다